Life-essay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업 아이템

forest2u 2020. 10. 8. 22:26

우리가 쓰는 것, 만드는 것, 

그것을 만드는 방법, 버리는 것 모두가 사실은 윤리의 문제이다.

우리는 전체에 대한 무한대의 책임을 갖고 있다. 

감당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성공하지는 못하는 책임 말이다.

품질과 제품이 내구성을 유지하는 기간도 이런 책임의 일부이다.

고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고객과 사용자를 존중하고 

그들의 책임을 기꺼이 감수하는 방법이다.

사용법과 관리법을 익힌 사람들의 손에 들어간 고품질의 제품들은 내구성이 훨씬 높아진다.

소유자 곧 사용자에게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보다 큰 전체, 지구와 우리 모두에게도 좋은일이다.

내구성의 향상은 우리가 덜쓰고,(원료와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고) 

적게 생산하고(더 중요하거나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다른일을 할 시간이 늘어나고)

적게 파괴한다(적게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 스웨덴 도끼 제작사 카다로그 표지의 글-

 

제조사의 마인드가 저렇다면, 정말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생각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품질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집니다.

 

 

"수선은 환경보호를 위한 급진적 활동이다."

소비자로서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것이다.

적절한 관리와 수선을 통해 의복의 생명을 연장하는 이 단순한 활동은 구매의 필요를 줄이고,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이산화탄소 배출, 폐기물 배출, 물 사용을 막는다.

수선이 어째서 그렇게 급진적 활동인가.

버릴 물건을 수선한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닌듯 하지만, 그 영향은 엄청나다.

 

소비자가 아닌 소유자로서 행동하고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지구에 새로운 짐을 안기기보다는 수선하도록 하자.

이것은 급진적 사고이다.

이런 급진적 변화가 실과 바늘에서 시작될 수 있다.

- 로즈 마카리오 (파타고니아 CEO) -

 

어떤 제품이든지 오래 사용하는것으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위해

적게 생산하고, 적게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것 저것 수리에 대한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기계를 뜯고 조립하는 놀이를 하며 자랐고, 

기계과를 졸업하고, 20년이 넘는 직장생활 동안도 이런 능력을 활용하여 회사에 많은 이익을 주었습니다.

고장난 제빙기를 스스로 수리하여 수리비 백여만원을 절감하고, 

공무팀보다 빠르게 기계/설비를 수리하기도 했습니다.

집에서는 제가 못 고치는 것이라면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항상 이런 제 능력을 기반으로 한 사업 아이템을 생각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지금은 사라져버린 동네의 전파사를 재현하는것이었습니다.

어떤 동네에든 있었던 순돌이 아빠의 전파사....

간단한 전기 재료들 판매와 더불어, 고장난 전자제품을 가져가면 수리해주던 한국판 맥가이버들의 작업장이였지요.

이제는 3D프린터라는 엄청난 기술력을 가지고, 어떤 제품이든지 고쳐주는 그런 프랜차이즈업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많이 있을 테니, 그들에게는 새로운 창업의 기회를 주고, 

우리 지구를 위해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법이겠다는 생각을 말입니다.

 

하지만, 현재 세태는 수리비가 많이 나오거나, 고칠 수 없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새로운 물건을 원해서 버리고, 새로이 구입을 하는것이니 사업성이 있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고쳐서 재판매를 한다 해도 새로이 구입을 원하는 세태속에서는 사업성이 크지 않을테니 말이지요.

 

하지만, 시대가 더욱 성숙해지고,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더욱 무르익을때까지 

아이템을 더욱 가다듬다보면,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대박의 아이템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우리 지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기업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니까요.

 

언젠가 동네마다 수리센터가 깔리기 시작하면, 제가 성공한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오늘도 하나의 아이템을 숙성시켜봅니다.

언젠가 잘익은 묵은지처럼 깊은 맛을 가지길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