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4. 21:48ㆍtour-essay
11월의 걷기여행. 안동을 다녀왔다.
바닷길만 가보기보다는 내륙의 걷기길도 섭렵해보고 싶은 욕심에 선정한 여행지.
증평에서 방문하기에 2시간 반정도의 거리로 부담없이 출발할 수 있었다.
여행코스 : 선성수상길 - 월천서당까지 걷기 - 다시 선성수상길 초입으로(총 13km) - 안동찜닭골목 - 월영정 - 동악골 숙소 - 낙강물길공원 달리기 (12km) - 월영당 브런치와 독서 - 봉정사




10일 출발하면서 네비에 목적지를 선성수상길로 선택해 첫 시작을 수상길에서 시작했다.
안동댐이 생기면서 생긴 커다란 저수지위에 부표로 데크길을 조성한 곳.
거리는 약 1키로 남짓, 중간에는 수몰된 국민학교에 대한 자료와 풍금이 있었고,
녹조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큰 감흥없이 그냥 저수지 수면 위를 걷는다는 느낌외의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분수 또는 야경에 힘을 준다든지,
데크길 중간에 편히 쉴 수 있는 선베드 타입의 시설물들을 놓아 둔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코스.
선성수상길을 건너자마자 연결되는 안동선비순례길을 걷기 시작했다.

안동선비순례길은 진짜 할말이 많은 코스였다.
1. 안내사인이 엉망이다.
- 안내사인의 거리가 엉망으로 표시되어 있다. 심지어는 약 50미터 간격으로 설치된 2개의 표지판에 목적지가 1.2km가
다르게 표시됨. (하나의 표지판에는 월천서당까지 2.6km, 바로 옆 표지판에는 1.8km로 표기되어 있음)
책상에 앉아 컴퓨터 마우스로 클릭해서 잰 거리 표지판 같음.
그렇게 했더라도 설치하면서라도 봤을텐데, 그대로 두는 이유가 참 알 수 없음.
월천서당 약 100미터 앞에 있는 표지판에도 월천서당까지 0.5km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음.
한마디로 관리에 관심이 없는 거라고 밖에 볼 수 없음.

2. 중간에 다른 시설물이 있는데, 아예 들어갈 수 없게 2중, 3중으로 막아둠.
- 코스 중간에 한국문화테마파크라는 커다란 시설이 있는데, 걷기코스는 바로 옆을 지나가게 만들어두고,
시설 접근이 되지 않도록 2중, 3중으로 차단막을 만들어둠.
시설관리의 어려움이야 예상하지만, 순례길 여행자들은 어차피 외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데,
시설의 일부라도 둘러 볼 수 있게 해두는게 방문을 유도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3. 시작은 안동선비순례길, 중간중간에 있는 표지판은 퇴계예던길
- 시작에서만 안동선비순례길 표식을 보았고, 중간에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다.
등산회 라벨만 나부낀다. 관리와 관심의 부재라고밖에 볼 수 없을 듯.
암튼 왕복 13키로를 걷고 저녁거리를 사러 안동찜닭골목으로 향했다.
안동찜닭은 무조건 한마리만 팔아서, 혼자여행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게 아쉬움.
안동찜닭 덮밥 또는 반마리메뉴가 있다면 어떨까 싶다.
판매하시는 분들은 객단가상승이 되니 한마리 단위를 원하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 식당에서 1인 손님에 대한 접근 자체를 막았었다가, 최근에 혼밥/혼술이 대세가 되면서 아예 특화된 식당까지 나오는 상황처럼 되지 않을까 싶다.
1인1닭이 가능한 위대한 나이기에 찜닭 한마리를 사서 이동~.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월영교는 딱 관광지다운 곳...
예쁘게 야경을 만들어놓고, 달모양의 배, 황포돛배까지....





예약한 숙소가 있는 동악골이 체험민박이 몰려있는 곳이라는데, 들어가보니 모텔도 많다.
나는 항상 걷기 후에 하는 저녁 루틴 반신욕을 위해 욕조가 있는 모텔로 예약하고 묵었다.
적당히 깨끗하고, 적당히 깔끔한 숙소. 스타일러까지 갖추고 있어, 당일 입었던 옷을 건조까지 하는 호사를 누렸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러 낙강 물길공원으로 내려왔다.
월영정까지 2~3키로 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
개인적으로는 밤에 보는 월영정보다 물안개에 쌓여 있는 월영정이 더 아름다웠다.
안개가 가득한 거리를 땀흘리며 달리는 기분은 구름을 걷는 기분...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촉촉히 젖어드는 느낌....
이렇게나 열심히 사는데, 왜 하늘의 별이 되지 못할까?
이렇게 놀러다닐 시간에 일을 해야 하는걸까....
별의별 생각에 빠져 10km를 채우기 위해 안동댐까지 올라갔다왔다.









체크아웃하고, 월영정 주변에 월영당이라는 카페로 아침브런치를 먹기위해 방문,
커피와 함께 챙겨간 책을 1권 읽기 시작했다.
한 부부가 시골에 정착하는 삶을 에세이로 엮은책....
나도 대책없이 귀농했었지만, 이 부부는 더 심하네...라는 생각을 하며 후딱 1권을 모두 읽었다.
그래도 이 부부는 귀농과 삶, 모두 성공한듯 하여 입술을 삐죽이며 시샘하고 봉정사로 향했다.






봉정사는 고즈넉한 산사였다.
템플스테이도 운영하고 스님들의 빗자루 자욱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정갈한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조용한 산사에서 부처님께 3배 올리고, 부처님 곁에서 조용히 앉아 따뜻한 햇살과 새소리를 즐기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 절앞 도로에 로드킬 당한 고양이를 보았다.
살생하지 말라는 부처님을 모시는 곳앞에서 인간의 이기와 속도로 인해 죽어간 동물을 보는 마음이 약간은 심란했다.
그렇게 1박2일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1박2일간 나는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였는가.
1. 산속 데크길을 걷는건....나와 맞지 않는듯 싶다.
적당히 아름다운 전망을 함께 걷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게다가 중간중간 산악회 사람들의 술판에 짜증이....김치에 수육에 골고루도 차려서 먹고 있더라...
되도록이면 산악회 사람들이 닿지 않는곳을 찾아,
바다풍경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지를 선정하기로..
2. 역시나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면 같은 길을 2번 걸어야 하는 문제가....
출발장소로 다시 회귀해야해서 재미는 반감...시간은 허비....
그래서 고민한 방법이 2개코스를 걸쳐서 걷되, 2개코스의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돌아오는날 차를 찾으러 가는방법으로 걸어보기로?
예를 들어 1, 2코스를 걷는다면, 1코스 종착점에 도착해서 주차하고,
1코스 종착점에서 2코스종착점으로 걷는다.
2코스 종착점 인근에서 숙소를 정해 하루를 묵고, 다음날, 대중교통으로 1코스 시작점으로 이동한다.
1코스 종착점까지 걷고 차를 찾아 귀가한다.
3. 증평에 적용할 수 있는 걷기 포인트들이 많다.
내가 평소 달리기에 이용하는 코스도 충분히 증평의 걷기길로 만들어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좌구산 휴양림의 숙소를 이용하고,
초정탄산수 목욕과 연결하여 1박2일의 걷기 코스를 구성할 수 있을것이다.
영해의 덕스처럼, 지역내 상점을 만들고, 젊은이들이 상주/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터미널에서 숙소까지 짐 이동 서비스 등)
증평에도 인스타 삘의 시설물들을 좀 더 만들고, 기존의 시설물들도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었으면...
증평에도 감성적인 스토리가 필요할 듯...달/토끼 등과 같이 감성적이면서 예쁜 조형물화 할 수 있는??
.......................
12월, 찬바람이 더 불기 전에.....
추위를 싫어하는 내가 "이불밖은 위험해!!"라며 이불콕 하기 전에.....
올해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야겠다.
어디로?
이번에는 남해, 부산으로 향해볼까....해파랑길이 아닌, 남파랑길로 가볼까....
올해 마지막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특별한곳을 찾아볼까....
또 어디로 향하게 될까....방황하는 이 두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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