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3. 10:03ㆍLife-essay
글을 쓴다는것은 참 어려운 일인거 같아.
어릴적에는 학교에서 내주는 글짓기 숙제, 일기쓰기 등으로 괴롭히던것이,
연애시절에는 볼펜으로 꾸욱꾹 눌러쓴 연애편지로 머리를 쥐어 뜯게 만들더니,
대학 시절에는 레포트로 백지장 같은 머리속을 확인하게 만들고,
직장인이 되니, 상대를 설득하고 납득시키기 위한 보고서로 어렵게 만드네.
난 어릴적부터 교내 백일장 같은 곳에서 입상을 할 정도로 글짓기에 특화된 인재는 아니었지.
하지만, 연애편지를 보내면, 편지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을정도는 되었어.
그런거 있잖아. 일이나 공부에는 관심없고, 다른쪽으로는 특출난 능력을 발휘하는 친구들....
내가 그런 케이스 아니였을까 싶어.
친구들이 꽃편지지에 곱게 편지를 쓸때, 나는 특별하게 원고지에 편지를 썼어.
그리고, 노란종이를 가진 연습장...(생각해보면 지금의 리갈패드 느낌?)을 무심히 쭉 뜯어,
스프링철 구멍이 있는 그대로를 편지로 보내곤 했어.
약간의 차별화를 줬다고 할까?
날것 그대로의 느낌?
가을 우체국 앞에서..라는 노래처럼, 어떤 시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체국 계단에 앉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것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여행을 갈때는 관제엽서를 몇장 가지고 가서 말그대로 우체국 계단에 앉아 소식을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엽서를 보냈어.
그렇게 내 여행지의 우체국직인이 찍힌 편지를 받아볼 수 있게 보내곤 했었지.
??????????
라떼타임...
관제엽서란 우체국에서 발행한 엽서로 우표가 아예 인쇄되어 있어, 우편이 배달되도록 하는 엽서.
엽서란 내용이 모두 보이도록 한장의 작은 종이에 보내는사람, 받는사람의 주소, 우표, 편지내용등을 적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사진, 그림등이 인쇄되어 있는 엽서등이 있음.
예전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노래 및 사연신청의 방법으로 엽서와 편지를 주로 이용하여, 예쁜엽서전이라는 행사가 연중행사로 열리기도 했었음.
우체국 직인이란 우편의 접수를 한 취급우체국의 사용표기로, 우표자리에 도장을 찍어 유가증권의 일종인 우표의 재사용을 막는 용도로 사용되었음. 쉽게 생각하면 여권에 출입국 도장을 찍는것처럼 "무슨우체국 몇월몇일"의 내용을 담은 동그란 도장을 쾅쾅 찍었음.
??????????
내가 여행을 가서 편지를 보내는 행위 자체가,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지에서 찍을 수 있게 비치해두는 스탬프처럼,
나의 이동경로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였지 않을까 싶어.
그때, 조금만 사업가적인 수완을 발휘하여 미리 부터 그런 스탬프 날인에 대한 아이템을 만들었으면 대박이였을텐데..ㅋㅋ
생각해보면, 어릴적부터 없는것을 만들어낸다는 목적성이 큰 행동을 많이 했었던거 같아.
지금도 그렇지만 말이야.
비즈니스 아이템도 그렇고, 내가 가지고 싶은것, 필요로 하는것을 직접 만들기를 원하는거지.
(그래서 매번 사업이 망하나봐....T.T....대중이 원하는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원하는것을 만드니까..)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내가 원하는 영화를 만들어보자며, 시나리오를 써보기도 했고.
(폭주족 청소년의 삶을 그린 영화와 세상의 비리를 파헤치는 말단경찰 영화를...세부적인 영상구성까지 고민했었는데...시놉까지만 쓰다가 포기했어...너무 방대한 양이고, 전문적인 구성형태를 맞출수가 없어서)
시를 써보기도 했었어.
시는 군대 있을때, 여단에서 나오는 소식지가 있었는데, 거기에 보냈더니, 첫장에 인쇄되서 배포된적이 있었고..
그냥...저냥...연시 정도로 활용하기에 좋은 정도는 썼던거 같아.
글을 쓰다보면,
보고서 같은 딱딱한 글 말고...다른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야 하는 글을 쓰다보면 말이야.
정말 창작의 고통이라는걸 느낄때가 있어.
표현의 한계, 새로운 비유?를 만들어내고 싶은데 만들어지지 않는....그런 한계?
그래서, 나의아저씨...드라마를 보면서...박해영작가가, 그리고 작가라는 직업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지 느끼게 됐지..
"잘 사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 되기 쉬워."
무심하게 툭 던지는 말이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저런 대사...
얼마나 많은 고민과 삶의 경험이 축적되면 저런 문장을 쓸 수 있는거지.
똑같은 한국말을 쓰는 사람인데, 어떻게 저런 문장력을 구사할 수 있는거지.
부럽기도 하고,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고,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해준 계기가 되었던것 같아.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지길 원하는것보다, 그날 내 마음에 대한 펼쳐냄...머리속의 생각을 풀어냄을 목적으로 하는것이라....
몇번의 다듬질을 거치고 나면, 누군가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문장이 될 수 있을까?
그냥 막연히 갖고 있는 꿈 중에 하나는...
여행책을 내고 싶은거야.
여행지의 내용을 전달하면서, 내 삶에 녹아있는 내 인생의 흔적도 같이 풀어내고,
단순한 여행책이 아니라, 하나의 소설책처럼, 하나의 시집처럼, 하나의 에세이처럼, 읽혀지는 내 책을 갖고 싶어.
음....공지영작가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같은 책이 되려나?
요리책처럼 레시피를 담고 있지만, 에세이처럼, 편지처럼 형식을 담은....
아..어렵다...
삶도 어렵고, 글쓰기도 어렵고, 모든 인생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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