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1. 22:14ㆍLife-essay
어릴적 친구 중에 집이 꽤나 부유했던 친구가 있었다.
한남동 외교관촌 3층 단독주택에 살던 친구...
티브이 드라마에 나오는 고급주택처럼,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돌계단을 오르면, 너른 마당이 나오고,
마당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한켠에는 골프연습 하는 작은 그물망이 있고,
1층엔 거실, 주방, 안방이,
2층엔 작은 거실과 방두개,
3층 다락방엔 친구방..
내가 그 친구에게 부러움을 느꼈던건.
넒은 마당도...3층짜리 단독주택도...지하주차장부터 집까지 이어진 구조도 아니었다.
그 친구 집에 항상 박스채 쌓여있던 콜라 였다.
음료수 자체를 많이 먹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고, 생필품을 박스채 사다 놓는다는것 자체가 내게는 경이였다.
그 당시 인터넷 쇼핑이니 대형마트 같은 것이 없었으니, 생필품을 박스채 산다는것 자체가 내게는 부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언제나 그친구 집에 가면 커다란 양문형 냉장고에 콜라가 가득 차있었고,
다먹고 나면 또 다시 지하창고에서 꺼내오곤 했었다.
그게 그렇게나 부러웠다.
그때의 기억이 남아서 인지...50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나는...음료수를 항상 박스채로 사서 쟁여놓고 먹는다.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콜라는 항상 떨어지지 않게 박스채로 주문해서 냉장고에 채워놓고 먹고 있다.
추가로 짝지가 피곤할때 먹는 박카스도 팬트리에 쌓아두고...
내가 좋아하는 스파클링 피로회복제도...
애들이 좋아하는 비타민 음료도...박스채로 쟁여놓고 있다.
운동 나갈때 들고나가는 작은 생수도 팩채로...쌓아놓고 먹고 있다.
나름 어른이 되어 즐기는 나만의 플렉스라고나 할까...
술도 안먹고, 특별한 취미생활도 없는 나만의 플렉스!
청주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 오면서 생각했다.
나는 다른 또래의 남자들처럼....술을 먹지도...담배를 피우지도...골프를 즐기지도 않고...음주가무에 돈을 쓰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옷이나 생활소모품, 명품을 즐기지도 않는다.
3년전부터 옷을 사지 않는것을 목표로 하고 살고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한 결심이었는데....
어찌나 옷이 많았던지....옷 구입을 중단한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옷이 많다...)
머리는 스스로 집에서 헤어클리퍼를 구입해 셀프이발로 한지 10년이 넘어간다.
내가 쇼핑하는것은 요리를 하기 위한 식재료, 중국 알리에서 구입하는 신기한 물건들이나, 전자 소모품들....이다.
남들이 보면 참 재미 없는 삶이라 느낄 것이다.
어찌보면 궁상맞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그저 나는 남들의 눈에 신경쓰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로...나만의 희망사항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뿐이다.
백만장자인 스티브잡스와 마크쥬커버그가 한가지 스타일의 옷만을 입는것처럼....
그냥..내 삶의 방식일뿐...세상과 타협하며...나만의 스타일로 살아가는 것 뿐.....
미니멀라이프까지 너무나 먼 길이지만,
언젠가는....
4계절 모두를 위한 옷은 20벌 내외 보유...(옷장이 필요없는 삶....거주공간에서 옷장이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많다...)
미니멀한 서재책상을 유지하는 것...(지금은 풀소유가 되어 항상 서재책상이 넘친다.)
넉넉한 삶의 공간을 만드는것...(평수의 확장이 아니라, 실생활에 사용되는 공간의 확보가 목표)
안정적인 나눔의 여력 확보...(소비처럼 자연스러운 기부/나눔의 여건 확보가 목표)
이룰 수 있으리라 믿고....노력하기로....
안정적인 삶과 발란스 잡힌 생활루틴을 만들고 운영하기가 이리도 쉽지 않다니......
춥다고 외부운동에 소홀했던 삶을 반성하고...
먹는데 너무 열심히였던 최근의 삶을 반성한다....
다시 오늘부터라도 관리를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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