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4. 12:43ㆍLife-essay
나는 반딧불
노래 황가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한참 동안 찾았던 내 손톱
하늘로 올라가 초승달 돼 버렸지
주워 담을 수도 없게 너무 멀리 갔죠
누가 저기 걸어놨어 누가 저기 걸어놨어
우주에서 우주로 날아온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내가 널 만난 것처럼 마치 약속한 것처럼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란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최근 어찌어찌해서 듣게 된 노래...
처음에는 아름다운 노래 선율에 '벌레'라는 약간 혐오스러운 단어를 사용해서 신기한 마음에 들어보기 시작한 노래이다.
처음에는 가사가 동요처럼 아름다워서 듣게 되었고,
두번째는 가사에 내 삶을 대입시켜서 생각하면서 듣게 되었다.
반딧불이....
내 삶에서 유일무이하게 반딧불이를 본것은 군대에서였다.
내가 근무했던 부대는 파주의 한 산꼭대기에 있었다.
부대 주변은 지뢰밭으로 돌려져 있었고,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산꼭대기였으므로 자연환경이 나쁘지 않았으리라...
은방울꽃이라는 아름답게 생긴,
그림이나 우표에서나 보았던 예쁜 꽃도 지뢰밭 외부 순찰을 나갔을때 처음으로 봤던 기억이 난다.

여름...야간근무를 설때는, 포상 주변으로 아름답게 작은 불빛들이 날아다녔었다.
잡기도 쉬워서 불빛을 향해 몇번 손을 휘저으며, 손안에 작은 벌레가 불빛을 반짝이며 잡혀 있었다.
담배 비닐에 몇 마리를 잡아넣어 호롱불처럼 불을 밝혀보기도 했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벌레'를 전역을 한 이후에는 한번도 반딧불이를 본적이 없었다.
내 이름에 들어가 있는 별...이라는 단어처럼,
나도 20~30대에는 내가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지금은 내가 노오력이 부족하고 때를 만나지 못해 이렇게 살고 있지만,
나의 노오력이 빛을 발하면, 나도 저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삶을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내 삶의 일부는 실제로 반딧불이 꽁지의 희미한 불빛처럼, 빛이 나기도 했었으니까.....
언젠가는 그 작은 불빛들이 하늘의 별처럼, 밝게 빛나게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40대에 다가서면서 나는 별이 될 수 없음을 깨닫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늘의 별빛은 능력과 노력말고도 많은것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 물들어버린것일까. 포기를 배운것일까.
그렇게 나는 반딧불이정도의 불빛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고, 적응하면서 40대 후반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반딧불이정도의 불빛이라도 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가 가진 작은 불빛의 온기를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나눠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정기적인 헌혈을 하고,
내 아이들이 진학을 하는 이벤트가 있을때는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돈을 모아, 내 아이들과 함께 진학을 하는 아이중 한명에게 새 교복을 선물하고,
거리의 노인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기 위한 사업을 시도하고,
회사의 직원들에게 전 보다 나은 무언가를 주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행동하고 있다.
내가 하늘의 별이 아닐지더라도,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하늘에서 떨어진 작은 별이 아닐지라도,
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음에 만족하는 반딧불이처럼 살아 가고 있고,
앞으로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아름답게 비행하는 반딧불이처럼 살 고 싶다.
반딧불이를 다시 보고 싶다.
반딧불이가 아름답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며....이 노래를 듣게 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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