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0. 11:12ㆍLife-essay
최근에 눈여겨보는 방송인이 있다.
아나운서 이대호.
나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그의 기행들이 온 국민에게 공개되었고,
그러한 기행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를 응원하게 되었다.
또한 그와 내가 결이 비슷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고, 그와 똑같이 혼자사는 사람이였다면,
비슷한 형태의 삶을 살았을 것 같다.
여러 편리함을 두루 갖춘 아파트라는 거주문화를 거부하고,
산동네 낡은집을 취향대로 고쳐 살고,
다마스를 타고 다니며,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중하게 여기고,
주류들의 세상인 방송국에서 비주류로서 조용하게 자신의 할일들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서
나와 비슷한 인간이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옆집을 추가로 매입하여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공간들을 만들어낸 모습을 보면서
그와 내가 같은 류의 인간이라는것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나는 지금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이러한 거주문화를 꼭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지금의 거주문화속에서도 나름, 비주류답게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1. 안방은 나의 서재 겸 방이다.
항상 우리집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 출근을 해야하는 나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집사람이 부부욕실이 딸린 안방을 내게 양보해준 것에서 시작된 우리집의 공간사용 문화이지만,
어찌됐든, 안방은 내 침실 겸 서재로 사용하고 있다.
싱글침대, 옷장 2개, 그리고 가장 큰 책상과 책장이 우리집에서 가장 넓은 안방을 좁게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추후, 이사하게 되면, 반드시 작게라도 나의 서재공간을 별도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내 서재는 내가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공간이기에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다.
가족들을 위해 모든것을 희생하는 가장이지만, 절대 양보할 수 나의 공간이다.
2. 안방에 붙은 드레스룸은 팬트리와 바꿔서 사용중이다.
내부에 설치되어 있던 선반들을 모두 뜯어 팬트리의 선반이 드레스룸으로, 드레스룸의 선반을 팬트리에 설치했다.
안방이 나의 서재가 되면서, 집사람은 작은방에서 큰 딸과 함께 쓰다보니, 옷을 보관할 공간이 애매해져 진행된 대공사였다.
큰딸과 집사람의 옷들이 작은방 바로 앞에 있는 팬트리에 붙박이 옷장처럼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다.
3. 현관 양옆의 신발장들 중 절반은 전원주택 창고처럼 나의 공구들이 가득 하다.
내 보물창고.
화장실 불이 나가면 여기에서 비축되어 있는 형광등을 꺼내 갈아주고,
샤워기가 물이새면, 여기에서 새샤워헤드를 꺼내 갈아주거나, 고무패킹을 갈아주고,
선반이 필요하면, 안방베란다에 있는 짜투리 목재들을 꺼내, 신발장에 있는 공구들을 이용해 만들어준다.
차량부품/수리공구/수리자재 등이 가득 차 있고, 그것들이 어디있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기억 나는게 이정도...
요즈음의 나는 향후 약 4~5년후에 있을 내 삶의 마지막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내가 어린시절부터 꿈꿔왔던 단독주택으로의 이사를 감행할지,
아니면,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거주를 이어가면서, 나만의 작은공간을 별도로 마련하여 꾸밀지를 고민중이다.
집사람과 아이들은 이미 아파트라는 거주공간의 편리성에 길들여지면서,
약간은 마당있는 단독주택의 매력을 잃은 상태로 보여진다.
나는 마당있는 단독주택이, 거주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양가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면, 그분들의 유골을 납골당이 아닌, 그 분들의 나무를 만들어 함께 키워가며,
평상시에도 그분들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
제사에만 그분들을 기억하는게 아니라, 평상시 그분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먹게 되면, 함께 식사하며 기억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들...목공/기계 등의 작업을 먼지등에 대한 제한 없이 하고 싶다.
고민이 있을때는 마당에 작은 모닥불 피워놓고 차한잔 마시며 언제까지나 멍도 때리고 싶다.
그리하여, 넒은 부지를 가진 단독주택을 찾던것에서,
저렴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정도만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으로 타겟을 바꿔 찾고 있다.
언젠가는 김대호아나운서처럼, 자신이 원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거라 믿고, 실행하고 있다.
암튼, 나와 같은 결을 가진 김대호 아나운서...
나와 성향마저 같다면, 그가 프리선언을 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숙고를 거듭했을 지 상상이 간다.
어려운 고민속에 결단을 내린 그가....
비주류의 삶을 사는 그가,
부디 스스로의 색을 잃지 않고,
그가 원하는 길을 찾아 갈 수 있기를.....
기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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